수처작주 입처개진(隨處作主立處皆眞) 원문 해석

 

수처작주 입처개진이란 뜻을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원문과 함께 살펴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본 글은 수처작주 입처개진의 출처가 되는 임제록 원문 해석을 바탕으로 그 의미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수처작주 서옹선사 글씨

 

목차

 
 

1. 임제선사

임제(臨濟, ? ~ 867)선사는 당(唐)나라의 선승(禪僧)으로 임제종(臨濟宗)의 조부(祖父)이며 황벽 희운(黃檗希運, ? ~ 850)의 법맥을 이었습니다. 호(師)는 혜조(慧照)입니다. 중국 선종(禪宗)에는 5개 종파가 있는데 이를 선종오가(禪宗五家)라고 합니다. 선종오가는 위앙종(潙仰宗)․임제종(臨濟宗)․조종종(曹洞宗)․운문종(雲門宗)․법안종(法眼宗)입니다. 이 다섯 종파 가운데 임제종에서 송대에 파생된 양기파(楊崎派)와 황기파(黃龍派)를 합하여 오가칠종(五家七宗)이라고 합니다.
 
발생 순서는 위앙종 , 임제종, 조동종, 운문종, 법안종이며, 후대까지 명맥이 끊어지지 않고 계속된 종파는 임제종과 조동종입니다. 임제종의 개조가 바로 임제선사이며 임제종은 중국 선종계의 중심을 이루고 있는 종파로 성장하여 후대에 미치는 영향을 본다면 중국선종의 핵심이 되는 종파입니다.  임제의 선(禪)을 일반적으로는 장군의 선(禪)이라고 말합니다. 날카롭고 격렬하며, 섬광처럼 예리하면서도 파격적으로 펼치는 선(禪)의 기풍 때문입니다.   
 
 

왕지환(王之渙)의 등관작루(登鸛雀樓)

 

2. 임제록(臨濟錄)에 대하여

오늘 우리가 살펴볼 수처작주 입처개진은 임제록에 실려 있습니다. 임제록은 중국 선의 정점에 있는 조사선의 경지를 드러내고 있으며 임제선사의 가르침을 그가 죽은 후 제자인 삼성혜연(三聖慧然)이 편집한 것입니다. 임제록은 임제종의 종지가 되는 어록일 뿐만 아니라 실천적은 선(禪)의 진수를 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간행된 임제록 단행본으로는 서옹스님의 임제록연의(臨濟錄演義)가 1974년 간행된 바 있습니다. 또한 서산스님이 선가귀감(禪家龜鑑)에도 임제종의 종지가 언급되고 있습니다. 근현대 한국불교 선종은 임제종의 종지를 따르고 있는데 현재 유통되고 있는 임제록은 서문, 상당, 시중, 감변, 행록, 탑기의 6부분으로 되어 있다.
 

3. 수처작주 원문 해석

임제록에 수록된 수처작주 입처개진이 있는 법문의 전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임제선사가 대중들에게 말하였다. 도(道)를 추구하는 벗들이여, 불법은 억지로 공(功)을 쌓는 작용이 아니다. 그저 평상시대로 자연스레 아무런 일이 없는 것이다. 똥 사고 오줌 누며, 옷 입고 밥 먹으며, 피곤하면 눕는 것이다. 어리석은 자들은 나를 비웃겠지만 지혜로운 자는 알 것이다. 그래서 옛사람이 말하기를 자기 자신의 바깥을 지향해서 공부하는 사람은 모두가 어리석고 고집스러운 놈들이라고 했던 것이다.
 
그대들이 어디를 가더라도 그곳의 주인이 된다면(隨處作主), 그대들이 지금 여기 그대로가 모두 참된 곳이 될 것이다(立處皆眞). 자기 바깥의 어떤 경계가 오더라도 현혹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설령 번뇌로 인한 묵은 습관과 무간지옥에 들어갈 다섯 가지 죄업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대들이 머무는 지금 여기는 저절로 해탈의 큰 바다로 변할 것이다.
 
그런데 오늘날 공부하는 자들은, 죄다 이러한 불법을 알지 못한다. 마치 양이 코를 들이대고서는 입에 닿는 대로 입안으로 집어넣는 것처럼, 노예와 주인을 분별하지 못하며, 손님과 주인을 구분하지 못한다. 이와 같은 무리들이 사사로운 마음으로 어쩌다가 불도에 들어온 것이다. 그러다 보니 이해득실과 시시비비의 번잡스러운 일에 곧바로 빠져버리니, 결코 진정한 수행자라고 부를 수 없다. 그야말로 참으로 속된 인간일 뿐이다.
 

4. 수처작주가 주는 교훈

1) 도(道)의 진짜 의미

임제선사는 도(道)를 추구하는 것은 복잡하거나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도(道)는 특별한 것이 아니고 일상의 단순한 행동에서 경험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똥 사고 오줌 누며, 옷 입고 밥 먹으며 피곤하면 잠을 자는 평상시가 모두 도(道)라고 강조하고 있는데 이러한 말은 일상을 떠나서 도(道)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2) 자연스러움의 중요성

또한, 진정한 도(道)는 강요되거나 억지로 쌓아 올린 것이 아니라, 평범한고 자연스러운 생활 속에서 발견된다고 강조합니다. 지혜로운 사람은 이를 인지하고 어리석은 사람은 이를 비웃는다고 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맞이하는 일상은 두 번 다시 돌아오지 않습니다. 과거는 지나갔고 미래를 오지 않았습니다. 지금 현재의 삶을 진실되게 사는 것이 중요합니다.

3) 내면의 반성

자신을 바깥세상을 통해 이해하려는 사람은 어리석은 사람이라고 합니다. 이 말은 의미심장합니다. 지정 지혜 있는 사람은 자기 자신의 내면을 이해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외부 세계를 이해해야 합니다. 만약 자기 자신의 내면을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세상을 이해한다면 자기 자신도 모르고 세상도 모르는 무지한 사람이 된다고 강조합니다.

4) 현재의 순간

무슨 일이 있든 간에 현재의 순간, '지금 여기에서 주인이 된다면, 어디에 있든 그곳이 참된 곳'이라는 수처작주 입처개진의 가르침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과거는 지금 여기의 삶을 통해 형성되며, 미래도 지금 여기의 삶을 통해 결정됩니다. 임제선사는 지금 이 순간이 바로 도(道)를 경험하는 곳이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을 놓치고, 바깥 경계에 마음이 현혹되어 끌려다닌다면 어리석은 자라는 것입니다. 반대로 지금 여기에서 주인이 된다면 설사 지옥에 가더라고 그곳이 깨달음의 세계로 변한다는 것이 임제선사의 가르침의 핵심입니다.
 

5) 현대 사람들의 오해

임제선사는 많은 사람들이 도(道)의 진짜 의미를 알지 못하고, 복잡하거나 특별한 것으로 오해한다고 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진정한 도(道)의 경험 대신 사소한 일에 사로잡혀 있으며, 이로 인해 진정한 도(道)의 경험에서 멀어집니다. 선사들은 도가 먼 곳에 있지 않고 가까운 곳에 있다고 말을 합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자신의 삶을 다시 한번 돌아봐야 할 것입니다.

6) 진정한 수행자

진정한 수행자라고 부르기 위해서는 진정한 도의 이해와 경험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이를 이해하지 못하고 속된 행동을 하면서 진정한 수행에서 벗어나게 됩니다. 임제선사는 이해를 바탕으로 한 경험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경험이 없는 수행은 수행에서 크게 벗어난다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5. 마무리

임제선사 위의 글은 도(道)의 진짜 의미와 그것을 이해하고 경험하는 방법에 대한 깊은 통찰을 제공해 주고 있습니다. 진정한 도는 복잡하거나 특별한 것이 아닌,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발견되는 것이며, 자신의 내면에서 진리를 발견하고 이해애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무슨 일이 있던 간에 현재의 순간, '지금 여기에서 주인이 된다면, 어디에 있던 그곳이 참된 곳'이라는 수처작주 입처개진의 가르침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즉, 지금 이 순간을 놓치고 바깥 경계에 마음이 현혹되어 끌려다닌다면 어리석은 자가 되고, 반대로 지금 여기에서 주인이 된다면 설사 지옥에 가더라고 그곳이 깨달음의 세계로 변하여 참된 곳이 된다는 것이 임제선사의 가르침의 핵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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